한 달간 심리상담을 받으며 내게 생긴 변화 💬
마파님은 구덩이에서 빠져나오는 속도가 빠른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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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26일), 4회 동안의 상담을 마친 후 상담사께서 해주신 말씀이다. 첫 상담을 시작한 것이 6월 27일이었으니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상담을 처음 시작했던 것은 모든 면에서 일이 잘 안 풀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애, 가족, 회사까지 구덩이에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말 빠져 나오고 싶었기에 회사가 지원하는 심리 상담사와의 상담을 신청했다. (물론 회사는 지원 정책 상 이를 알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정말 만족하다. 주변인을 만날 때마다 심리 상담을 추천할 정도니 말이다. 그래서 잊지 않기 위해 쓴다. 앞으로 내가 또다시 구덩이에 빠질 때마다 이 글을 꺼내 읽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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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할 때, 따뜻한 단호함을 가지셔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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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상대방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해요." "싫은 말을 못하는 타입이에요." 동료와의 관계를 망치는 것이 싫었던 나는 내 상황과 상관없이 상대방의 요청을 가장 먼저 들어줬다. 상대방과 친해지는 것에는 도움이 되었지만 늘어나는 일에 정작 내 일은 밀려 야근하기 일수였다.
그런 나에게 상담사는 '누구한테 미움 좀 받으면 어때요?'라고 되물었다. 마파님이 스스로 다른 사람의 부탁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바쁠 때 요청을 들어주지 못하는 사유를 설명했을 때 그 사람도 이해할 것이라며 말이다.
'그것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손절하세요. 안 그러면 결국 마파님이 상처 받아요.' 상담사는 나에게 따뜻한 단호함을 갖출 것을 조언했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나이기에 따뜻한 시선으로 대하되, 그 속에는 단호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최근에는 직장 동료들과 어느 정도의 적정한 거리와 긴장감을 가지고 있다. 점심 시간이 되면 자전거를 끌고 한강을 1시간 동안 달리며 회사와 분리된 시간을 가지고, 집중이 필요할 때는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하고 급한 연락이 아니라면 받지 않는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나를 이해해줬다. 내가 못해주겠다고 하면 정말 바쁜 상황이겠거니 한다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미움 받고 관계가 엉망이 될까봐 단호해지지 않았던 순간들이 민망해졌다. (물론 앞으로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도 생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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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나는 가족 중 구성원과 큰 갈등을 가질 때가 있다. 몇 십년을 묵혀있던 그 갈등은 절대로 해소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갈등이 발생했던 원인과 배경을 유심히 듣던 상담사는 이렇게 말했다.
'들어보니까 해결될 여지가 안 보이는데요? 그냥 포기하세요!'
솔직히 놀랐다. 나는 왜 내가 그 가족과의 갈등을 내가 좁히지 못하는 지에 대한 스트레스를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으로서 내 위치, 역할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그 말은 곧 삼형제 중 차남으로서 내가 할 수 없는 일또한 있다는 것이다. 물론 면밀히 관찰하며 내 역할이 필요할 때 나서는 것이 중요하지만, 내 역할이 하지 못하는 일에 대해 스트레스 받을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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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연애 스토리를 경청하던 상담사가 한 말이다. 나는 그에게 연애 관계에 있어 문제가 생겨도 상대방을 실망시킬 것이라는 생각에 문제를 숨겼다고 말했다. 특히 권태기가 왔을 때, 상대방을 울릴 것이라는 죄책감이 커서 이를 꼭꼭 숨겼다. 그리고 상대방 역시 권태기가 왔을 때 내게 전혀 티를 내지 않았다.
그래서 나에게 앞으로는 상대방을 과하게 배려하다 본인을 가두고, 나아가 본인의 취향과 가치관을 잃지 말라고 조언했다. 연애는 상대방과 사귀어가며 서로를 확장시키는 과정이지, 누군가에게 지나치게 맞추며 서로를 억누르는 관계가 아니라며 말이다.
또 나는 누구인지든 간에 '실망시키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 강한 경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상담사는 나에게 누군가를 실망시켜도 되고, 종종 싸워도 되고, 창피해져도 된다고 했다. 어차피 미움 받지 않기 위해 노력해도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 중 하나인 링컨 역시 득표율이 39.8%에 불과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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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구독자님에게 상담을 추천하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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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심리 상담이라는 것이 상대방의 문제를 듣고 백종원 선생님처럼 솔루션을 탁탁 내놓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실제 상담은 그냥 끊임없는 고민 말하기의 연속이다. '내가 요즘 이런 고민을 가지고 있다.' '내가 보기에 그 고민의 문제점은 이거인 것 같다.' '난 이런 것에 약점을 가진 성향인 듯 하다.' 라고 평소 머리 속에서만 생각하던 것을 상담사에게 털어 놓았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게 자신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이야기 하며 객관화 시키는 것 자체가 상담의 큰 역할이라고 본다. 내가 현재 가진 상황을 객관화하며 스스로 어떻게 빠져나올 지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하고, 그 해결책을 일상 생활 속에서 실천해 볼 용기를 가진다. 매주 상담을 진행하며 내가 어떤 시도를 했고 경과를 함께 지켜보는 것 역시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만일 구독자님이 소속된 단체나 회사에서 심리 상담을 지원한다면, 무조건 받아 보는 것을 추천한다. 꼭 심리적인 문제가 있어야 상담을 받는 것이 절대 아니다. 지금 내가 어떤 심리 상태인지를 진단하고, 앞으로 어떻게 마음가짐을 가질 것인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 해보는 것 자체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한 달 간의 상담을 통해 나는 구덩이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물론 앞으로 살면서 또다시 구덩이에 빠질 수 있다. 그럴 때마다 상담을 진행하며 느낀 점들을 적용하며 빠져 나오고, 만일 더 큰 구덩이에 빠졌다면 극복의 경험을 잘 복기하여 다시 빠져나오기 위해 고군분투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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