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은 규제지만 어떤 것을 정해진 순서대로 반복한다는 것에서 결국 돈 받고 하는 루틴이 아닐까? 최근 리추얼(Ritual)이라는 이름으로 MZ세대 사이에 루틴 실천을 돕는 밑미, 챌린저스와 같은 플랫폼이 등장하는 것을 생각했을 때 어찌보면 회사는 참 고마운 리추얼 플랫폼이 아닐까 한다. (둘다 내가 애정하는 브랜드다.)
회사에서 9 TO 6로 일하지 않을 때에도 나는 아래와 같은 루틴을 꼭 하고 있거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P형 인간이라지만, 이런 루틴을 하지 않았을 때 내게 주어진 자유시간을 의미없이 낭비한 적이 꽤 많기 때문이다. 하나씩 소개해 보자면...
1️⃣ 출근길 뉴스레터 읽기(08:10~08:40)
출근길 대중 교통, 30분 정도의 시간 동안 헤이버니 앱으로 뉴스레터를 읽는다. 주로 읽는 것은 트렌드어워드, 뉴닉, 응답하라 마케팅 정도이다. 그리고 롱블랙 사이트에 접속해 그 날의 노트를 읽는다. 유식해지려고 뉴스레터를 읽는다기 보다는, 의미없이 SNS를 보다가 아침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고 읽는다.
2️⃣ 자전거 타기(점심, 퇴근 시간 중 한번)
점심 시간이나 퇴근 시간 중 꼭 한번 자전거를 탄다. 회사 헬스장을 생각하겠지만 한강을 달린다. 점심을 예로 들면 선크림으로 중무장을 하고 따릉이를 대여해 1시간 정도 마포대교를 건너 반포대교를 찍고 온다.
자전거를 타며 꼭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아무도 없을 때)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장르도 발라드, 힙합을 가리지 않는다. 운동이 될 뿐만 아니라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노래를 부르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오후 시간 일하는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3️⃣ 포커스룸(무소음실) 들어가기(오후)
오전 내내 자리에서 일을 하다보면 지겨워지기 시작한다. 그럴 때는 일하는 환경을 바꿔준다. 바로 회사에 위치한 포커스룸으로 자리를 바꾸는 것이다. 물론 나를 찾을 때 바로 들을 수 있도록 문은 열어둔다. 처음엔 '쟤 왜 저기 가냐.'고 묻던 동료들도 이젠 '쟤 집중하고 싶은가보다.'라고 생각한다.
4️⃣ 응답하라 마케팅 검색하기(하루에 한번)
네이버에 '응답하라 마케팅'을 검색한다. 우리 뉴스레터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하고 리뷰를 남겼는지를 확인한다.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볼 수 있는데 내가 하는 일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 일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리프레시를 하고 싶을 때 검색한다.
5️⃣ 군대 동기와 양꼬치 무한리필집 가기(3개월에 한번)
유일하게 연락하는 군대 동기와 3개월에 한번 양꼬치 무한리필집을 간다. 거의 6~7년째 이어지는 루틴이기에 대화 소재도 똑같다. 그간 뭐하고 살았는지를 이야기하다 결론은 군대 얘기.
군대 얘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3개월에 한번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를 추억삼아 이야기 하는 것은 다시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된다.
6️⃣ 카페가서 노트북하기(일주일에 한번)
주말이 되면 동네 널찍한 카페나 진짜 서울에서 추천한 혼자 노트북 들고 작업하러 가기 좋은 곳에 맥북과 아이패드를 챙겨서 간다. 보통 하는 일은 응답하라 마케팅이나 마파멘터리 뉴스레터를 쓴다. 그리고 요청받은 아티클 등을 작업한다.
아티클 작업 일정이 없다고 해도 꼭 주말 중 하루는 카페에 간다. 가서 하는 일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 앉아서 웹서핑을 하고, 책을 보거나 최근 어떤 채용공고가 있는지도 본다. 특정한 일을 하지 않아도, 카페에 앉아 한 주 동안 있었던 일을 생각하고 정리하는 것은 내게 큰 힘이 된다.
7️⃣ 혼자 여행하기(3개월에 한번)
혼자 여행도 3개월에 한번씩 하는 루틴이다. 주로 대구, 안동, 강릉, 제천과 같이 국내 여행지를 간다. 내년에는 혼자서 해외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목표다. 혼자 여행을 하다보면 식사, 교통, 관광 등 많은 것을 내 의지 100%로 결정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 또 여행지를 오가며 생기는 혼자만의 침묵의 시간을 가지며 내가 최근 어떤 고민과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되짚어 보게 된다. 그래서 3개월에 한번씩은 꼭 혼자 여행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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