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입니다. 그럼에도 오늘만 잘 버티면 뜻깊으면서도 하루를 푹 쉴 수 있는 광복절이 기다리고 있네요! 구독자 구독자님의 힘찬 아침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오늘의 마파멘터리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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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파님은 행복한 고민을 하고 계시네요"
최근 커리어 고민이 많아 인턴 시절 팀원이었던 분에게 커피챗을 신청했다. 데이터 유니콘 기업의 그로스 컨설턴트로 일하고 계신 그 분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분께서는 내게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씀하셨다.
나의 고민은 이렇다. 현재 통신업계 대기업 자회사 소속인 나는 3년차로, 일반적인 직장인이라면 황금연차(3~5년차)로서 이직을 꿈꿀 때다. 하지만 통신업은 상당히 폐쇄적이고 고립된, 속된 말로 고인 업종이며 여기서 쓰이는 마케팅 기법은 다른 곳에서 전혀 쓰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도 나 자신을 CRM 매니저라고 브랜딩하고 있지만, CRM 담당자라면 흔히 다룰 법한 Braze, Amplitude 등을 전혀 다룰 줄 모른다. (대신 그룹사가 10년 전에 개발해두고 건들지 않는 툴을 쓰고 있다.) 즉 경력자로서 내가 가진 경험을 과연 발휘할 수 있겠냐는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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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그게 행복한 고민이야?
사실 나에게는 정말 큰 고민이다. 업계 특성 상 할 수 있는 마케팅이 한정적이고, 매년 하는 마케팅이 별 차이가 없다. 심지어 올해 내가 현장 구성원 분들을 위해 만드는 메뉴얼의 기능이 10년전 메뉴얼과 별반 차이가 없다. 매번 반복되는 일에 지루함을 넘어 지겨움을 느끼던 참이었다.
하지만 그 분께서는 우선 지금 다니는 회사가 정말 죽을만큼 다니기 싫은 것은 아니며, 단지 '더 재미있고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 싶기 때문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내게 질문했다.
사실 맞는 말이다. 지금 다니는 회사는 정년을 보장하고, 기본적으로 조직문화가 건강한 편이라 구성원 간에 막말을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조직 간 정치가 심하고 일을 위한 일도 많이 하지만 팀 내에서는 다툼이 있었던 적이 손에 꼽을 정도이다.
특히나 그 분께서는 내가 이전 직장에서 얼마나 사람 관계 때문에 힘들어 했고, 그리고 힘듦에 못이겨 퇴사라는 선택을 결국 했었다는 것도 알고 있기 때문에 '일'이 만족스럽지 않아도 '사람'이라도 만족스러운 것은 행복한 고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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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민이라도, 계속 하고싶다
그렇다고 이 고민을 안하고 싶지는 않다. 우선 현재 나는 나 스스로를 '마케터'가 아니라 '직장인'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우리 브랜드를 정말 널리 알리기 위해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느끼기 보다는, 조직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그럴듯한 보고자료를 만들고 정치적으로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데이터를 정리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물론 마케팅의 끈을 응답하라 마케팅 뉴스레터 운영을 통해 놓지 않고 있는 것은 참 다행이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도전을 해보고 싶다. 정말 고객과 내가 속한 브랜드를 이어주는 마케팅을 하고 싶고, 내가 가진 기획 역량을 발휘해 가치있는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해보고 싶다. 업무 강도는 더 강해질 수도 있겠지만. (물론 지금도 워라밸이 없는 편이라...)
요즘 다양한 회사에서 진행하는 강연이나 커피챗 행사를 가거나, 주변 지인을 통해 커리어패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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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행복한 고민이라도 고민은 맞다. 그리고 행복하다고 고민하지 않을 것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직면한 상황에서 더 나은 방법과 좋은 상황은 없을 지 고민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현재의 상황에 만족하는, 이른바 '안분지족'하는 삶을 살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했을 때 더 이상 내 인생도 발전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예전 동료의 마지막 조언처럼, 일단 도전해 보려 한다. 이력서부터 써보고, 면접이라도 붙은 뒤에 고민해 보려 한다. 나에게 다른 회사라는 선택지가 실제로 주어졌을 때, 그것이 진짜로 행복한 고민이 아닐까 한다.
별다른 선택지가 없이 현재 회사에서 맡고 있는 일이 재미없다고 불편하는 것은 행복한 고민이 아닌 행복한 망상일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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