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만입니다. 지난번 최종 면접 결과가 좋으면 공유를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
여러모로 초조한 한 주였는데요. 이번 주는 편안하면서도 회사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한 주가 되길 바라며 오늘의 마파멘터리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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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24가 이것 때문에 마비됐대"
트렌드어워드 뉴스레터를 통해 최근 초중고 생활기록부 열람하기 붐이 일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진로계획이나 학생의 학교 생활에 대한 선생님들이 코멘트를 보며 '내가 예전에 이랬다고?'라고 놀라거나, 지금의 내 모습이 어렴풋이 보게 돼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 아닐까.
바로 정부24 홈페이지를 들어가 봤다. 참고로 요즘은 네이버, 토스와 같은 민간 인증서를 인정해 주기에 예전과 같이 액티브 X를 깔아야 하는 불편함이 없다. 로그인 후 검색 창에 생활기록부를 검색하면 금방 확인할 수 있다.
그럼 왜 이게 인기인지를 알 수 있다. 2002 월드컵을 정통으로 겪은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축구선수를 희망했고 그 꿈이 3학년이 되자 좌절당했다는 것, 쌩문과인 내가 6학년 때 물리학자를 희망했고 부모님은 한의사가 되길 원했다는 것도 참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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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을 먼저하는 습관을 기르는 노력이 필요함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종합 의견(1~3학년)
생활기록부의 하이라이트는 종합의견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던가, 지금 내가 사람들로부터 받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피드백이 그 당시 담임 선생님의 시선에 조금씩 녹아있다. (자신의 할 일을 먼저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는 1학년 담임 선생님의 의견이 대표적이다.)
긍정적이었던 것은 3학년을 거치며 성장하는 모습이 보인다는 것이다. 학습 태도가 많이 향상되었고, 친구들과 원만한 교우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참 재밌다. 내가 친구들과 재밌게 축구를 하며 놀고 있을 때, 선생님은 그걸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는 거니까 말이다.
특히 지금의 내가 강점이라고 평가받는 부분들이 보이는 것도 신기하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항상 '친구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는 것. 발상과 긍정을 강점 테마로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내 강점을 발견하고 이 강점을 칭찬해 준 선생님의 힘이 컸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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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으로서 정말 행복하였습니다
초등학교 생활기록부 종합 의견(4~6학년)
4학년부터의 종합의견은 그야말로 눈물샘을 자극한다. '1년동안 함께 생활할 수 있어서 담임으로서 정말 행복하였다.'라니, 내가 누군가의 교직 생활에 보람이 되는 존재였다는 것에 참 뿌듯함을 느낀다. (지금 나는 그런 존재인지에 대한 생각도 들고.)
선생님의 애정어린 시선도 보인다. '두 눈이 살짝 감기며 웃는 모습이 아주 매력적이다.' 얼마나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 컸길래 내가 웃는 모습을 이렇게 좋게 봐주신 것일까? 초등학교 때 일년이 지나고 반을 떠날때마다 선생님을 떠나기 싫어 울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제 보니 왜 울었는지 알 것 같다.
이런 애정 넘치는 종합의견은 6학년 때 절정에 이른다. '책 읽기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 '따뜻한 카리스마' 부터 '앞으로 대한민국을 빛낼 우수한 아동'까지, 스스로 쓰기에도 약간은 낯부끄러울 정도이다.
정부24가 왜 마비되었는지 이젠 알 듯하다. 칭찬이란 것을 받아본지 오래인 요즘, 나의 잠재력을 발견해 주고 적극적으로 칭찬해 주는 선생님들의 종합 의견은 삶을 다시 일으켜 준다. 그리고 정말 난 선생님들이 발견한 잠재력을 발현하며 살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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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세상을 바꾸는 한마디
말 한 마디의 위력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생각 없이 던진 말이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로 트라우마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늪에 빠진 삶을 구원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나 역시 혼자만의 힘(마파=마이파워)로 살아왔다고 생각했지만 생활기록부를 보며 그 생각은 틀렸다고 확언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의 내가 사람 노릇을 하며 1인분을 하고 살아가는 것은 끊임없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자 했던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한민국을 빛낼 우수한 아동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을 빛낼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를 가르친 선생님들의 진심이 있었기에 한 사람의 사회구성원으로 자라날 수 있었다.
독창적인 글쓰기 실력으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의 간절한 바람은 1만 구독자의 <응답하라 마케팅> 뿐만 아니라 100분의 소중한 구독자가 함께하는 <마파멘터리>를 만드는 일에 분명히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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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자
다시 한 번, 나는 과연 내 잠재력을 알아봐준 사람들의 기대에 부흥하며 살고 있는지에 대한 성찰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내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내게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준 모든 사람들에 대한 감사를 가지게 된다.
그에 더해 나 자신도 주변 사람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다짐한다. 대한민국을 빛낼 사람은 되지 못해도, 한 사람의 미래를 빛나게 만드는 사람은 되어야겠다고.
장래희망이었던 대통령은 되지 못해도 나와 함께하는 팀원들에겐 따뜻한 카리스마로 믿고 따를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겠다고. 이런 다짐을 꾹꾹 글로 담으며 오늘의 마파멘터리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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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의 구독자님께 감사합니다 🧡
<가치 있는 삶>의 저자 마리 루티는 "글쓰기는 나의 기질의 부름에 주의를 기울이는 나만의 방식"이라고 했는데요. 1만 구독자의 뉴스레터를 만들고, 매주 글을 써도 정작 나를 들여다 볼 생각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지난 3년간 내가 어떤 음악을 좋아하고, 어떤 영화나 책에 관심이 있는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으니까요. 때론 사진첩을 볼 때 지난 3년이 통째로 삭제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마파멘터리를 시작했어요. 반복되는 회사 생활 속에서도 나를 잊지 않기 위해, 나를 들여다 보기 위해. 그런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100명(정확히는 111명)이나 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 것 같습니다. 덕분에 매주 일요일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가장 개인적이지만 세계적인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
아, 그러고 보니 구독자들끼리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을 것 같더라구요. 일단은 패들랫(padlet)을 통해 담벼락을 만들어 봤는데요. 앞으로 구독자 분들과 더욱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보겠습니다.